건축법 시행령에서 직통계단, 피난계단, 그리고 옥외 피난계단은 건축물에서 화재나 재난 발생 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피난 시설입니다. 이 세 가지는 모두 피난을 위한 계단이지만, 그 용도와 설치 기준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규정들은 건물의 규모, 용도, 높이 등을 고려하여 피난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1. 직통계단의 설치 (제34조)
직통계단은 건축물의 모든 층에서 피난층이나 지상으로 직접 연결되는 계단을 말합니다. 이는 화재 발생 시 사람들이 혼란 없이 빠르게 건물 외부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기본적인 피난 경로입니다.
설치 기준 및 요건
- 설치 의무: 건축물의 3층 이상인 층(지하층 포함)으로서 그 층의 거실 바닥면적의 합계가 200㎡ 이상인 경우, 피난층 또는 지상으로 통하는 2개 이상의 직통계단을 설치해야 합니다. 이는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는 상황을 대비하여 병목 현상을 방지하고 피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 피난 통로: 직통계단은 피난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을 설치해서는 안 되며, 계단실과 연결되는 복도 및 통로는 화재에 강한 불연재료로 마감해야 합니다.
- 피난 거리: 건축물의 모든 거실(사람이 활동하는 공간)에서 직통계단까지의 보행 거리는 제한됩니다. 주요 구조부가 내화구조나 불연재료로 되어 있는 경우, 그 피난 거리는 더 길게 허용됩니다. 이는 화재 확산이 늦어지는 건축물일수록 피난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피난 방향: 직통계단은 각 층의 거실에서 쉽게 도달할 수 있어야 하며, 피난 방향으로 유도등이나 비상조명등을 설치하여 어두운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피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2. 피난계단 및 특별피난계단의 설치 (제35조)
피난계단은 직통계단보다 더 높은 수준의 화재 안전성을 갖춘 계단으로, 화재가 계단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구조적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는 주로 고층 건축물에서 사용됩니다.
설치 대상 및 요건
- 건축물 높이: 건축물의 11층 이상인 층 또는 지하 3층 이하인 층의 바닥면적 합계가 400㎡ 이상인 경우 피난계단 또는 특별피난계단을 설치해야 합니다.
- 피난계단 구조: 피난계단은 계단실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내화구조로 된 벽과 문으로 구획되어야 합니다. 또한, 계단실에는 외부로부터 공기를 공급받는 개방된 공간이나, 화재 시 연기를 배출할 수 있는 제연설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 특별피난계단: 초고층 건축물이나 준초고층 건축물과 같은 매우 높은 건물에서는 일반 피난계단보다 더 안전한 특별피난계단을 설치해야 합니다. 특별피난계단은 계단실 외에 부속실(전실)을 두어 화염과 연기가 계단실로 직접 유입되는 것을 차단합니다. 부속실에는 급기가압 제연설비를 설치하여 화재 시 부속실의 기압을 높여 연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습니다.
3. 옥외 피난계단의 설치 (제36조)
옥외 피난계단은 건축물 외부 공간에 설치되는 계단으로, 실내 화재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 매우 높은 안전성을 제공합니다.
설치 대상 및 요건
- 주요 대상: 3층 이상의 층으로 거실의 바닥면적 합계가 200㎡ 이상이면서, 직통계단을 2개 이상 설치해야 하는 건축물 중 일부에 옥외 피난계단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특히, 화재에 취약한 용도의 건축물(예: 위락시설, 숙박시설 등)에서 옥외 피난계단 설치가 요구될 수 있습니다.
- 설치 기준: 옥외 피난계단은 건축물 외부로 직접 연결되어야 하며, 계단실이 아닌 옥외 공간에 설치됩니다. 계단은 불연재료로 만들어져야 하며, 화재 시에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난간 등의 안전시설을 갖추어야 합니다.
- 연결 통로: 옥외 피난계단으로 통하는 출입구는 화재에 강한 방화문으로 설치되어야 합니다. 또한, 옥외 피난계단은 건축물의 다른 부분에서 발생하는 화재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충분한 이격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종합적인 피난 안전성 확보
직통계단, 피난계단, 옥외 피난계단은 건축물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피난 경로를 제공함으로써, 화재 발생 시 혼란을 줄이고 신속한 대피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러한 계단들은 단순히 건물의 층을 오르내리는 기능 외에, 비상 상황에서의 생명 보호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따라서 건축물을 설계하고 시공할 때는 이 규정들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